오래 된 그녀

 

그녀가 누워있다.

아주 오래 된 몸으로 낡은 꽃처럼.

 

그녀의 몸에서 참나무 새순들이

물이 오를 때도 있다.

그녀 안으로 세월이 들고 난다

세월 안으로 그녀가 들고 난다

아.무.도.찾.아.오.지.않.는다.

 

집과 함께 늙어간다는 것

그 또한 안락한 일이다.

거북이의 등껍질처럼 단단한 그녀의 몸에선

간혹 마룻장 같은 참나무 냄새가 나기도 한다.

 

여자는 오래되고 낡았다.

그녀의 오래된 집처럼

그녀도 녹슨 수도꼭지처럼 추억을

적당히 흘려보낼 줄도 안다.

 

옷장 속에 걸려있던 4개의 계절들이

성급하게 그녀를 침범하고 달아났다.

바로 어제 저녁의 일 같은 봄밤의 추억들 속에

오래된 여자는 아직도 낡은 꽃처럼 피어있다.

 

여자도 제 몸 마디마디를 풀어본다.

여자의 오래 된 몸은 어둠 속에서도

제 자리를 잡고 여자를 풀어주지 않는다.

 

어둠 속에선 모든 것들이 몸을 푼다.

낮 동안 떠받치던 세상의 무게들을 부려놓고

툭툭 소리 내며 온 몸의 관절을 풀고 있다.

 

그녀가 누워있다.

어둠이 깊숙하게 제자리를 잡고 앉은 시간

못생긴 여자가 얼굴을 방바닥에 대고 나른하게 누워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Writer Date Read
591 그대 이름 두글자 달래달래2 2018.09.17 1
590 슬픔을 사랑하는 달래달래2 2018.09.17 1
589 가슴에 날아온 천사 달래달래2 2018.09.17 1
588 다쳤을때에 우리는 달래달래2 2018.09.16 1
587 새벽별처럼 달래달래2 2018.09.15 1
586 생활의 잔혹함에 달래달래2 2018.09.15 2
585 오지 않는 사람 달래달래2 2018.09.14 2
584 아름다운 그림 달래달래2 2018.09.14 2
583 보고 싶다고 달래달래2 2018.09.14 1
582 사랑하기는 달래달래2 2018.09.14 2
581 그대 가슴에 담아 달래달래2 2018.09.14 2
580 단추를 채우면서 달래달래2 2018.09.14 2
579 빗방울길 산책 달래달래2 2018.09.13 1
578 푸른 달빛 아래 달래달래2 2018.09.13 2
577 너에게 도달되지 않고 달래달래2 2018.09.13 2
576 가만히 바라보면 달래달래2 2018.09.13 2
» 오래 된 그녀 달래달래2 2018.09.12 1
574 그대의 목소리 달래달래2 2018.09.12 2
573 달이 뜨면 달래달래2 2018.09.12 2
572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달래달래2 2018.09.12 1